Fresh flowers and the META vase in blue
& lavender. What else do you need for
the summer vibe in your home?



  Ⓒ PUTPUT
 

 


PLANT ARCHIVES



식물을 기록하는 방법.

 

 



  Ⓒ ROBERT PEEK FOTOGRAFIE

식물은 삶에서 중요한 요소다. 식물은 우리가 호흡할 수 있는 산소를 배출하며, 지구의 모든 동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한다. 인류는 식물의 사랑을 먹고 자랐고, 식물은 인류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에디터 또한 식물을 사랑해, 어릴 적부터 식물을 키워본 적이 꽤 있었다.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에는 강낭콩을 사서 열심히 물을 줬는데, 썩은 내가 나기 시작해서 치우는 데 오래 걸렸다. 그 다음에는 무순을 길렀다. 잘 자라긴 한 것 같은데, 먹기 좋게 성장한 타이밍을 알 수 없어서 눈치만 보며 계속 기르다가 강낭콩 꼴이 났다. 먹을 것만 기른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제라늄이라는 꽃을 키우기도 했다. 강낭콩을 기리는 마음에서 '간난이'라는 이름도 지어줬건만, 얼마 가지 않아서 무름병이라는 병에 걸려 가지와 뿌리가 썩어버렸다. 처음에는 이런 병이 있는 줄도 몰랐다. 병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고 하지만, 간난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ROBERT PEEK FOTOGRAFIE

식물을 사랑하지만 썩어버리게 하는 스스로를 원망하며, 받는 꽃이나 잘 말리기로 했었다. 받은 생화를 예쁘게 말리기 위해 잘 분리해 방 한 편에 거꾸로 매달아 놓았다. 꽃은 정말 예쁘게 죽었고, 예쁘게 죽을 수 없었던 식물들을 떠올리며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품고 가기로 했다. 식물을 돌보는 법은 쉽지 않다. 에디터는 그 점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이번 테마에서 소개할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 PHKA STUDIO

PHKA Studio는 방콕에 위치한 조경 스튜디오다. 플로리스트, 디테일 디자이너, 엔지니어, 스튜디오 총괄 관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져 있다. 예술과 건축의 조화를 배경으로 공간을 디자인하는 PHKA Studio는 미적 요소를 가미하면서 동시에 정서적인 영향을 고려한다. 감각에 집중하기 위해 식물과 사람, 공간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다. 다양한 규모의 작업을 아우르며 감각적인 통찰력을 지닌 PHKA Studio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포착해내 세련된 작품을 탄생시킨다. 식물이 주는 아름다운 감성을 믿고,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하며 개인부터 기업, 결혼식 등 특별한 행사를 위해 클라이언트에게 맞춤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PHKA Studio만의 시선은 일련의 일상 속에서 새로운 지점을 포착해낸다.


  Ⓒ PHKA STUDIO

계단의 형태를 모티브로 조성된 작품은 꽃마다 시드는 시점이 다르다는 특징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샹들리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은 형형색색의 식물이 지면을 향해 길게 늘어져있다. 늘어진 길이 또한 다르게 디자인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자연스러운 오브제, 식물을 활용해 PHKA Studio는 공간을 향과 색으로 채워나간다. 두 번 다시 없을 특별한 날을 PHKA Studio의 작품과 함께 한다면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다.


  Ⓒ PHKA STUDIO


  Ⓒ ROBERT PEEK FOTOGRAFIE

 Robert Peek은 Rotterdam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사진작가다. 상업용 사진부터 패션 스틸 및 제품 사진 촬영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빛을 활용해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과 질감을 표현하며, 사진을 그림과 같은 예술품으로 만든다. 외로움과 고립에서 영감을 얻은 그의 사진은 식물을 통해 표현된다. 자욱한 안개가 꽃을 집어삼키는 듯, 신비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 ROBERT PEEK FOTOGRAFIE

이처럼 독특한 표현을 위해 물이 담긴 유리 수조 안에 꽃을 담고, 우유나 흰색 페인트를 주사기에 채워 수조에 분사했다. 주사기를 통해 더 많은 페인트를 사용할수록 드라마틱한 연출이 가능하며, 셔터스피드를 조절해 베일에 싸인 듯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Robert Peek은 꽃의 날것을 포착한다. 마치 뛰어오르는 듯한 장면이나, 물 위를 헤엄치는 듯한 장면, 유령과도 같은 모습은 꽃의 가장 역동적인 순간을 담아낸다. 꽃은 사진 속에 수동적으로 담겨 정지하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행위하는 것처럼 보인다. 꽃은 Robert Peek의 작업을 통해 프레임 안에서 되살아난다 


  Ⓒ ROBERT PEEK FOTOGRAFIE


  Ⓒ JAMES TRALIE

다양한 영상물을 통해 과학적인 발견을 작품으로 설명하는 James Tralie는 NASA의 비디오 제작자이자 애니메이터다. 다큐멘터리와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 넓은 스펙트럼을 소유한 그래픽 아티스트 James Tralie는 격리 중에 색다른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 JAMES TRALIE

이미지를 통해 실내 공간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작은 방 한 칸에 물을 가득 채우기도 하며, 침실에 들판이 펼쳐지고 방 천장이 구름으로 장식된다. 일상적인 공간은 James Tralie의 획기적인 시도를 통해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마치 무의식의 세계처럼 보이는 작품은 이성의 굴레에서 해방되고, 파괴와 창조가 함께 존재하며 작은 방 안에서 뒤섞인다. 작품은 그가 격리 중에 내면에서 겪은 심리적인 요소를 실체화하고, 개성 있는 이미지로 구현되었다. 독창적인 발상을 통해 일상적인 장면을 재구성한 James Tralie의 작품은 그의 시선이 이미지화된 것이다. James Tralie의 작품 속에서 그의 작은 공간은 빽빽한 식물과 함께 화사한 햇살을 맞이하고 있다. 격리 기간 동안 유일했던 자신의 공간 속에 식물을 채우고, 식물을 통해 평화를 불러일으키고자 한 그의 작품 세계가 엿보인다.


  Ⓒ JAMES TRALIE


  Ⓒ PIKNIC

진정한 정원사는 '꽃을 가꾸는 사람'이 아니라 '흙을 가꾸는 사람'이다. 정원의 방문자는 대지 위의 꽃과 열매를 보지만, 정원사는 자신의 발아래 놓인 거대한 땅과 소통해야 한다. 최초의 정원은 채소밭이었고, 미래의 정원은 바다에 있다던 프랑스의 정원사 Gilles Clement는 지구 전체가 하나로 연결된 '커다란 정원'이라고 표현했다. 한 조각의 땅을 돌보는 일은 커다란 지구 정원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 PIKNIC

코로나 블루가 극심했던 지난해 '명상' 전시로 화제를 모았던 피크닉이 이번에는 '정원'을 테마로 새로운 힐링전시를 선보인다. 타이틀, «정원 만들기 GARDENING»을 통해 정원을 만들고 식물을 가꾼다는 것이, 그 노동을 감내해야 하는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발견할 수 있다. 스스로 생태학자임을 자처하는 설치미술가 최정화를 비롯해 <말하는 건축가>를 연출한 영화감독 정재은, 그래픽 디자이너 박연주, 박미나 작가 등, 그들이 생각하는 정원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한국 조경의 선구자로 불리는 정영선 소장과 최근 자연주의 정원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정원가 김봉찬 소장이 각각 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전시의 외부공간을 책임진다. 식물을 통해 계절과 생명의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해, 잠깐의 여유를 선사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정원가 Piet Oudolf에 관한 다큐영화 <다섯 계절: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를 감상할 수 있다.


  Ⓒ PIKNIC


  Ⓒ MICHAEL RYGAARD

TABLEAU는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아트 갤러리와 콘셉트 스토어를 운영하며,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TABLEAU는 디자인과 큐레이션, 꽃을 활용한 감각적인 공간, 제품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건축 설계나 아트, 디자인, 공간 디자인, 조경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2018년 3월 코펜하겐 중심부에서 플로리스트 Julius Værnes Iversen에 의해 설립되어,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상업성을 결합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표출하는 TABLEAU는 'PODIUM'을 모티브로 물건이나 예술품을 유용하게 만들고자 했다. TABLEAU는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아티스트나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들의 영감을 작품에 담아낸다. 식물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속의 평화를 부르고자 하며, 비전과 일치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가구, 그림, 화병, 단상 등의 제품을 디자인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맞춰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 MICHAEL RYGAARD

TABLEAU의 창조적인 마인드는 식물을 활용한 개성 있는 공간을 선사한다.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타일로 가구를 개발하는 브랜드 IKON와 TABLEAU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화병은 직관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RÖD STUDIO와의 협업 작품인 Cornucopia은 양털을 활용해 수공예로 제작된 화병이다. 다채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은 TABLEAU만의 유머러스한 미학을 엿볼 수 있다.


  Ⓒ MICHAEL RYGA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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